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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Duet에게 일을 맡기면,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남을까?

6분 분량

Claude Duet 공식 앱 아이콘으로 만든 표지입니다(Anthropic).
Claude Duet 공식 앱 아이콘으로 만든 표지입니다(Anthropic).

10월 21일(미국 시간) Anthropic이 Claude Duet을 연구 프리뷰로 공개했습니다. 사용자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연결된 앱을 살피다가 챙길 일이 생기면 먼저 연락하는 에이전트예요. iOS/Android 전용 앱과 웹(claude.ai)에서 쓰고, 기존 Claude 앱과는 따로 돌아갑니다. Anthropic은 Duet을 Claude Opus 5.5에 맞춰 설계했다고 밝혔고, 도움말에는 Duet이 Opus 5.5로 돌아가며 사용자가 모델을 고를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아직 아무나 쓸 수는 없습니다. Pro, Max 요금제를 쓰는 미국 Claude 계정이어야 하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초대를 받아야 해요. 초대는 여러 차례에 나눠 보내서, 명단에 올라도 언제 차례가 올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Team, Enterprise 요금제는 나중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고, 한국 출시 일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프리뷰 기간에는 기능이 바뀔 수 있다는 단서도 붙었어요.

그래서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건 기능 목록보다 절차입니다. 일을 맡긴 뒤 결과는 누가 확인하는지, 어디서 멈추고 허락을 받는지, 그 일에 드는 한도는 어디서 나가는지를 Anthropic이 꽤 자세히 적어 뒀거든요.

Duet은 먼저 말을 거는 Claude입니다.

Duet은 매일 아침 메일과 일정을 훑어 가장 먼저 챙길 일을 짧게 정리해 보내고, 답장 초안 같은 첫 단계를 미리 해 둘 수 있습니다. 낮에는 연결된 계정을 몇 시간마다 확인하다가 사용자가 볼 일이 생기면 메시지를 보내요. 회의 잡기 같은 잡무부터 재무 예측, 대시보드, 웹 앱 프로토타입 같은 큰일까지 메시지 하나로 맡길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설정할 것도 많지 않습니다. Claude 계정에 쌓인 메모리, 스킬, 연결 앱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첫 메시지부터 쓸 수 있어요. 대화는 글이나 음성으로 하나의 스레드에서 이어지고, 주제별 채널을 따로 열 수도 있습니다. 진행 중인 일은 Tasks 탭에, 완성된 문서나 발표 자료, 대시보드 같은 결과물은 Make 탭에 모입니다.

일은 클라우드에 있는 Duet 전용 가상 머신과 브라우저에서 돌아갑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꺼도 작업이 이어지는 이유예요. 클라우드에 따로 컴퓨터를 두고 일하는 에이전트는 이미 여럿 나와 있어서, 이 구조 자체가 새롭지는 않습니다. Duet에서 볼 만한 건 그 위에 얹은 확인과 승인 절차입니다.

Anthropic이 Claude Duet 제품 페이지에서 기능 설명용으로 보여 준 시연 화면입니다. 직접 사용한 화면은 아닙니다(Anthropic).
Anthropic이 Claude Duet 제품 페이지에서 기능 설명용으로 보여 준 시연 화면입니다. 직접 사용한 화면은 아닙니다(Anthropic).

완료 표시는 사람만 누를 수 있습니다.

Tasks 탭은 Duet이 지금 하는 일과 사용자의 답이 필요한 일을 나눠 보여 줍니다. 메인 대화방에는 일이 끝났거나 결정이 필요할 때만 글이 올라와요. 여기서 눈에 띄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Duet이 일이 끝난 것 같다고 알려 줄 수는 있지만, 작업을 완료로 표시하는 건 사용자만 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확인하는 장치도 하나 더 있습니다. Duet이 숫자나 요약을 내놓을 때는 그게 어느 메일, 파일, 스프레드시트에서 나왔는지 함께 알려 준다고 도움말에 적혀 있어요. 맡긴 일이 제대로 끝났는지는 결국 사람이 원본과 맞춰 보고 판단하게 만든 설계입니다.

Anthropic도 실수를 전제로 합니다. 연구 프리뷰라서 대화 흐름을 잘못 읽거나 무엇이 급한지 잘못 판단할 수 있으니, 초안과 승인 요청을 확인한 뒤에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티켓 예매 같은 개인 심부름은 업무만큼 잘하지 못한다는 점도 스스로 적었어요.

보내고, 결제하고, 서명하고, 지우기 전에는 멈춥니다.

Duet은 읽고, 초안을 쓰고, 준비하는 일은 혼자 합니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거나, 돈을 내거나, 문서에 서명하거나, 무언가를 지우기 전에는 무엇을 하려는지 그대로 보여 주고 사용자의 승인을 기다리도록 설계됐습니다. 사용자가 바로 답하지 못하면 나머지 일을 먼저 끝내 두고, 승인 요청은 나중에 다시 가져와요.

승인해도 할 수 없는 일도 정해 뒀습니다. 증권 거래, 계좌 사이 송금, 다른 사람 계정 접근은 사용자가 허락해도 하지 않습니다. 전화를 걸거나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지도 못하고, 메일은 사용자가 연결한 계정에서 승인을 받아 보냅니다. 연결한 앱은 언제든 끊을 수 있지만, 끊기 전 대화에서 알게 된 내용은 메모리에 남는다는 점도 도움말에 적혀 있어요.

Anthropic은 Duet의 행동을 거르는 데 Claude와 Claude Code가 요청받지 않은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 auto mode 분류기를 쓰고, Duet이 비밀번호나 로그인 토큰을 직접 보지 않도록 Claude Managed Agents와 같은 방식으로 인증 정보를 다룬다고 밝혔습니다. 사이트가 비밀번호를 물으면 사용자가 자기 기기의 별도 입력창에 넣고, 그 값은 Duet과의 대화를 거치지 않고 브라우저로 바로 갑니다. 민감한 정보를 거르는 분류기도 새로 붙였어요. 카드 번호나 신분증 정보처럼 가장 민감한 정보는 내보내지 않고, 건강이나 개인 재무 정보는 사용자가 분명히 지시했을 때만 내보내게 했습니다.

프롬프트 인젝션에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Duet은 남이 쓴 메일과 웹페이지를 읽는데, 그 안에 Duet을 속이려는 지시가 숨어 있을 수 있어요. Anthropic은 읽은 내용을 정보로만 다루고 사용자가 시킨 일만 하도록 만들었지만 완벽한 방어는 없다고 했고, 결과가 큰 행동에 승인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승인 단계는 편의 기능이 아니라 보안 장치이기도 한 셈입니다.

결제도 같은 원칙을 따릅니다. Duet은 Stripe의 지갑 Link와 Shopify의 Shop Pay로 물건값을 낼 수 있는데, 둘 다 구매할 때마다 승인을 받고 그 구매에만 쓰이는 일회용 카드로 결제해요. Link는 미국 결제 수단이 있어야 하고, Link 앱에서 최대 금액을 승인해야 결제되며, 정기 결제는 할 수 없습니다. 승인한 뒤에도 상점이 결제를 막으면 사용자가 직접 마무리해야 할 수 있어요. Duet은 카드 종류와 끝 네 자리, 배송지는 볼 수 있지만 전체 카드 번호는 받지 않습니다. 미수금을 조회하는 Stripe 커넥터와 Link, 스토어를 관리하는 Shopify 커넥터와 Shop Pay는 각각 따로 연결합니다. 지난 ‘Stripe Link 에이전트 결제 38배, AI가 대신 장 보는 시대가 왔을까?’에서 Anthropic은 아직 Link를 에이전트 결제에 쓰지 않는다고 소개했었죠. 이번에 Duet에 붙었고, Claude, Cowork, Claude Code에서는 아직 쓸 수 없습니다.

항상 켜져 있지만 실시간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Duet은 연결된 계정을 몇 시간마다 확인합니다. 정해진 간격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확인과 확인 사이에 급한 메일이 들어오면 바로 알아채지 못할 수 있어요. 정확한 간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Anthropic은 끊임없이 확인하지 않는 이유도 밝혔는데, 그렇게 하면 요금제 한도를 훨씬 빨리 써 버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자주 알려 줄지는 사용자가 정할 수 있고, 언제 연락할지에 대한 판단은 테스터 의견을 받아 계속 고치는 중이라고 해요.

그래서 몇 분 안에 대응해야 하는 일을 Duet에 맡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고객 문의에 바로 답해야 하거나 장애 알림을 놓치면 안 되는 일이라면, 기존 알림 체계를 그대로 두고 Duet에는 그다음 정리를 맡기는 쪽이 맞습니다.

한도는 채팅과 같은 곳에서 나갑니다.

프리뷰 기간에 Duet은 Pro, Max 요금제에 추가 비용 없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한도 없이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Duet은 5시간 세션 한도와 주간 한도를 포함한 요금제 한도를 Claude의 다른 기능과 함께 쓰고, 채팅과 같은 비율로 깎입니다. 아침 브리핑과 중간 점검처럼 사용자가 보지 않는 사이에 하는 일도 한도에 들어가요. 재무 모델이나 발표 자료 같은 큰 작업은 모델을 더 여러 번 돌리고 백그라운드 작업도 많아서, 채팅만 할 때보다 한도에 빨리 닿을 수 있다고 도움말에 적혀 있습니다.

어떤 일이 한도를 얼마나 쓰는지 정확한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백그라운드 점검도 같은 한도에서 나가니, 맡기는 일이 넓어질수록 Claude와 직접 대화할 여유가 줄어들 수 있어요. 평소 Claude 채팅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Duet에 무엇을, 얼마나 자주 알려 달라고 할지부터 정해 두는 편이 낫겠습니다.

연결 앱 6,000개가 모두 같은 수준으로 되는 건 아닙니다.

Anthropic은 Duet이 Claude Marketplace의 커넥터와 플러그인 6,000개 이상을 쓸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발표에 든 쓰임새도 넓어요. Gmail과 Slack에서 놓친 메시지 찾기, QuickBooks나 Stripe에서 미수금을 찾아 독촉 메일 초안 쓰기, Gusto에서 급여 처리 준비와 실행, HubSpot 거래 기록으로 후속 메일 쓰기, Docusign으로 계약서 서명 요청, Canva로 소셜 캠페인 만들기, Shopify 스토어 관리 같은 것들입니다. 회사가 소개한 쓰임새이고, 서비스마다 연결과 권한 조건이 따로 있습니다.

도움말은 더 조심스럽습니다. 지금 연결해 쓸 수 있는 예로 Gmail, 구글 캘린더, 구글 드라이브, Slack, QuickBooks, HubSpot, Docusign, Calendly를 들면서, Slack 같은 일부 커넥터는 Duet에서 제한적으로 동작하고 Microsoft 365는 아직 쓸 수 없다고 적었어요. Duet은 사용자 컴퓨터의 파일이나 모든 프로젝트를 보지 못하고, Claude에서 한 작업은 읽을 수 있지만 고칠 수는 없습니다.

커넥터가 없는 사이트는 Duet이 클라우드의 자기 브라우저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프리뷰에서는 사용자가 그 브라우저 화면을 지켜보거나 넘겨받을 수 없어요. 진행 상태는 Tasks 탭과 대화의 업데이트로 확인할 수 있지만, Duet이 사이트에서 무엇을 어떻게 눌렀는지는 화면으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앞에서 본 출처 표시와 승인 단계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기능도 섞여 있습니다. 스토어 화면을 꾸미고 미리 보는 Shopify의 시각 편집기, 1Password에 저장한 로그인으로 사이트에 들어가는 기능은 발표에서 곧 나온다고만 했고, 지금 쓸 수 있는 기능이 아닙니다.

회사가 고른 사례와 첫 사용 후기는 따로 봐야 합니다.

발표에는 먼저 써 본 사람들의 사례가 실렸습니다. 일정표에 날짜가 잘못 들어간 매물 안내를 Duet이 먼저 찾아낸 부동산 중개인, 직원 약 110명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며 매장별 청구서를 정리한 사장, 고객 통화가 비행 직전에 잡혀 있다는 걸 Duet이 알아채고 일정 변경을 제안한 브랜드 전략가 이야기예요. Anthropic이 고른 초기 테스터 사례이고, 성공률이나 처리 시간, 사용자 수 같은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Lenny’s Newsletter에서 How I AI를 진행하는 클레어 보(Claire Vo)가 Duet을 실제 업무에 써 본 후기를 올렸습니다. 공개된 소개글과 목차를 보면, 온보딩, 작업 목록, 결과물, 채널 구성을 두고 자신이 본 에이전트 출시 가운데 가장 잘 다듬어졌다고 소개했어요. 아쉬운 점으로는 먼저 챙겨 주는 에이전트인데 정작 먼저 알려 주는 일이 적다는 점, 모델 응답이 느리면 바로 주고받으며 일하기 어렵다는 점, 메일 정리와 영업 자료, 출시 영상 같은 실제 업무에서 부족했던 부분, 데스크톱 앱과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기능이 없다는 점을 다룬다고 안내합니다. 한 사람의 사용기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회사 사례와는 다른 결의 기록입니다.

해커뉴스에서도 댓글이 300개 넘게 달렸습니다(10월 22일 기준). 대기 명단 가입을 Claude 안에서 바로 할 수 없다는 불만, 요금제 한도를 함께 쓰는 문제, 에이전트에 권한을 어디까지 줄지에 대한 걱정 같은 의견이 있었어요.

맡긴다는 건 확인 지점을 정하는 일입니다.

도움말에 실린 요청 예시 하나로 Duet의 절차를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Stripe에서 미수금을 찾아 승인받을 독촉 메일 초안을 써 달라는 요청이에요. 아래는 공개된 설명을 이어 붙여 본 흐름이고, 실제로 돌려 본 결과는 아닙니다.

  1. Duet이 Stripe 커넥터로 미수금 청구서를 찾습니다. 읽는 일이라 혼자 합니다.
  2. 거래처별 독촉 메일 초안을 씁니다. 초안도 혼자 씁니다.
  3. 메일을 보내기 전에 보낼 내용을 보여 주고 멈춥니다. 사용자가 바로 답하지 못하면 나머지 일을 먼저 끝내 둡니다.
  4. 사용자가 승인하면 연결된 메일 계정에서 보냅니다.
  5. Duet이 일이 끝난 것 같다고 알려도, 완료 표시는 사용자가 합니다.

이 흐름에서 사람에게 남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승인 요청에 담긴 내용을 원본과 맞춰 보는 일, 끝난 일을 직접 닫는 일, 그리고 무엇을 얼마나 자주 지켜보게 할지 정하는 일이에요. 앞의 두 가지는 실수를 막고, 마지막 하나는 한도를 지킵니다. 이 세 지점을 정해 두지 않고 맡기면, 사람은 승인 버튼만 누르는 역할로 밀려나기 쉽습니다.

Duet은 아직 미국의 Pro, Max 사용자 가운데 초대받은 사람만 쓰는 연구 프리뷰이고, 한국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그래도 개인 에이전트를 만드는 회사라면 결국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어디까지 혼자 하게 할지, 어디서 멈추게 할지, 그 일에 드는 한도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질문이에요. Duet은 그 답을 제품 설명서에 먼저 적어 둔 쪽입니다. 확인 간격과 한도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개인 에이전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달라질 듯싶습니다.

https://claude.com/resources/articles/claude-du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