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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pe Link 에이전트 결제 38배, AI가 대신 장 보는 시대가 왔을까?

5분 분량

9월 29일(미국 시간) Stripe의 간편결제 서비스 Link가 “지난 한 달 동안 Link로 결제한 에이전트 구매가 38배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메타의 새 개인 에이전트 Muse, Grok Bot, Instinct 같은 AI 비서가 사용자 대신 물건을 고르고 Link로 결제하는 방식이에요.

10월 18일에는 스타트업 전문 매체 Upstarts Media가 Stripe에서 받은 9월 데이터를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결제 금액은 20배 늘었고, 건수와 금액 모두 소매 쇼핑이 가장 많았으며, 한 번에 평균 약 100달러(약 13만 원)를 썼다는 내용이에요. AI가 대신 장을 보는 시대가 정말 온 걸까요?

Link가 9월 29일(미국 시간) X에 올린 발표 글입니다. 한 달 사이 에이전트 구매가 38배 늘었다고 적었어요(X @link).
Link가 9월 29일(미국 시간) X에 올린 발표 글입니다. 한 달 사이 에이전트 구매가 38배 늘었다고 적었어요(X @link).

결론부터 말하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출발선입니다.

Link는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하지 않고 결제하게 해 주는 Stripe의 간편결제로, Airbnb와 Uber 같은 곳에서 쓰이고 사용자가 3억 명입니다. 이 가운데 에이전트 결제를 붙인 앱은 9월에 약 70개였고, 지금은 약 200개예요. Link를 맡고 있는 Stripe의 댄 힐(Dan Hill)은 “에이전트 커머스는 이미 와 있고, 사람들이 쓰고 있다. 지금 보는 규모는 꽤 의미 있는 수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절대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38배는 한 달 사이 늘어난 비율이라, 출발점이 작으면 큰 숫자가 나오기 쉽습니다. 기사를 쓴 알렉스 콘래드(Alex Konrad)도 X에서 Stripe에서 얻어 낼 수 있는 만큼 담았다면서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이 많다”는 데 동의했어요. Anthropic과 OpenAI도 Link를 쓰지만, 아직 에이전트 결제에는 쓰지 않습니다.

에이전트에게 카드를 통째로 주지 않습니다.

에이전트가 내 카드 번호를 직접 들고 다니는 건 아닙니다. Stripe가 공개한 Link CLI 설명을 보면, 에이전트는 구매할 때마다 Link 지갑에서 한 번만 쓸 수 있는 결제 수단을 받아 갑니다. 아무 결제창에서나 쓸 수 있는 가상 카드나, Stripe 결제창에서 쓰는 결제 토큰 같은 식이에요. 사용자는 결제 총액을 보고 승인하고, 진짜 카드 정보는 에이전트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발표 이미지 속 Muse도 결제하기 전에 470달러(약 63만 원)를 써도 되는지 묻고, 사용자가 ‘허용’을 눌러야 결제가 진행돼요.

파는 쪽도 에이전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Stripe 결제창은 WebMCP를 통해 에이전트가 직접 결제를 마칠 수 있게 했어요. 판매자가 프로그램끼리 돈을 주고받는 Machine Payment Protocols(MPP)를 쓰면, 에이전트는 결제창을 거치지 않고 공유 결제 토큰으로 바로 값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9월 29일 발표에는 에이전트가 결제창에서 덜 막히게 하는 기능도 담겼습니다. 항공권을 승인한 뒤 위탁 수하물을 추가하면, 결제를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고 승인 금액만 올릴 수 있어요. 카드사 추가 인증이 뜨면 사용자에게 보낼 인증 링크를 주고, 카드가 거절되면 다른 결제 수단을 고르게 합니다.

에이전트가 실수했을 때를 위한 장치도 붙였습니다. 조건에 맞는 구매라면 실수로 생긴 파손과 분실, 산 뒤에 내린 값, 반품을 보장해 줘요. Muse가 처음으로 이 보호를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허락하면 에이전트가 미국 금융기관 1만 2천여 곳의 거래 내역을 보고, 자주 가는 가게와 씀씀이에 맞춰 물건을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예산입니다. Stripe는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예산을 정해 주면 건마다 승인하지 않아도 알아서 사게 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어요. 새벽 1시에 풀리는 한정판 신발을, 사용자가 깨어 있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사 오는 식입니다.

은행은 사람과 에이전트를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제 반대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샘 올트먼이 공동 창업한 World는 10월 18일 은행과 금융회사용 World ID 제품군을 내놨습니다. 그중 World ID for Agents는 사람이 자기 신원 증명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에이전트가 다른 서비스에 그 증명을 내밀게 하는 도구예요. 결제를 요청한 쪽이 사람인지, 사람이 맡긴 에이전트인지, 아무도 맡기지 않은 봇인지 가려야 할 일이 생긴 겁니다. World는 딜로이트 전망을 인용해, AI를 이용한 미국 금융 사기 피해가 2023년 123억 달러(약 16조 원)에서 2027년 400억 달러(약 53조 원)까지 늘 수 있다고 했어요. 사람임을 증명받은 World ID 사용자는 1,800만 명이 넘습니다. 다만 이 제품을 쓰는 은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쓸 수 없습니다.

Link의 에이전트 지갑은 지금 미국과 캐나다 Link 계정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콘래드에 따르면 Stripe는 에이전트용 해외 결제를 이제 만들고 있고, 구독과 여행 예약처럼 나중에 돈이 빠져나가는 결제도 아직 풀어 가는 중이에요.

숫자도 아직 Link 안의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나온 38배, 20배, 평균 100달러는 모두 Link 한 곳의 데이터이고, 에이전트가 산 물건을 얼마나 반품했는지, 잘못 산 비율이 얼마인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AI가 대신 장을 보는 일은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은 미국에서, 사람이 총액을 승인하는 범위 안에서입니다. 결제 회사는 한 번만 쓰는 카드와 구매 보호를, 신원 회사는 에이전트용 증명을 내놓으며 길을 닦고 있어요. 예산만 정해 주면 에이전트가 알아서 사는 기능이 열릴 때, 대신 장 보기가 정말 일상이 될 듯싶습니다.

https://x.com/link/status/2105002239823864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