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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DeepMind, 프론티어급 월드 모델 Genie 4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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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DeepMind가 Genie 4 블로그 첫머리에 올린 공식 영상의 한 장면에 로고를 얹었습니다(Google DeepMind).
구글 DeepMind가 Genie 4 블로그 첫머리에 올린 공식 영상의 한 장면에 로고를 얹었습니다(Google DeepMind).

10월 27일(미국 시간) 구글 DeepMind가 새 월드 모델 Genie 4를 공개했습니다. 글 한 줄로 만든 세상을 키보드로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날씨를 바꾸거나 사람을 불러오면 화면이 바로 따라 바뀌는 모델이에요. 이번에는 바람 소리, 음악, 인물의 대화까지 같이 만들어 냅니다. DeepMind의 X 소개 글은 하루가 안 돼 좋아요 1만 4천 개, 조회수 150만을 넘겼고, 해커뉴스에서는 675점에 댓글 410개가 달렸어요.

같은 백스테이지 장면을 Genie 3(왼쪽)와 Genie 4(오른쪽)로 만든 공식 비교 영상입니다(Google DeepMind).
같은 백스테이지 장면을 Genie 3(왼쪽)와 Genie 4(오른쪽)로 만든 공식 비교 영상입니다(Google DeepMind).

반응을 보면 두 갈래입니다. 게임 엔진 없이 게임 같은 세상이 나온다며 놀라는 쪽과, 돌아서면 성이 사라지는 걸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냐는 쪽이에요. Genie 4는 정말 게임 엔진을 대신할까요? DeepMind 발표와 모델 페이지를 뜯어봤습니다.

아직은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첫 시제품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Genie 4는 미리 만들어 둔 3D 지도를 보여 주는 게 아닙니다. 사용자가 W, A, S, D 키로 움직이면 그다음 화면을 그때그때 새로 그려요. 그래서 맵 파일도, 물리 엔진도, 코드도 없습니다. 모델이 지금까지 그린 화면을 기억하면서 다음 장면을 이어 붙일 뿐이에요.

DeepMind는 Genie 4가 Gemini 모델들의 능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Gemini Omni가 사람과 사물의 실제 같은 모습과 움직임을 잡고, 다른 Gemini 모델이 장면이 앞뒤가 맞게 이어지도록 추론을 맡는 구조예요. 물리도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돌 받침대 위의 수박,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 1980년대 일본 시골 기차역을 오가는 사람들 같은 장면을 예시로 들었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소리입니다. Genie 4는 DeepMind의 실시간 월드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소리를 직접 만들어요. 숲에서는 바람 소리가, 바닷가에서는 파도 소리가 같이 나오고, 장면 속 인물이 사용자의 입력이나 사건에 맞춰 실시간으로 말하고 반응합니다. 발표 영상에 나오는 소리도 모두 Genie 4가 만든 것이라고 DeepMind는 적었습니다.

Gemini 3.8 Flash가 장면을 지켜보는 감독을 맡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Genie 4는 다음 화면을 그리는 모델이라, “문을 열고 들어가서 컵을 집는다” 같은 여러 단계짜리 사건을 앞뒤가 맞게 끌고 가는 일은 따로 챙겨야 합니다. DeepMind는 이 부분에 Gemini의 추론을 붙였다고 설명해요.

그래서 DeepMind는 Gemini 3.8 Flash를 루프 안에 넣었습니다. Genie 4가 실시간으로 화면을 그리는 동안 Gemini가 장면을 계속 지켜보고, 목표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새로 들어온 화면을 보면서 각 단계가 제대로 끝났는지 확인합니다. 사용자가 중간에 끼어들면 계획도 바로 고쳐요.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넣으면 Gemini가 지금 장면에 맞게 다듬어서 Genie 4에 넘기고, 사용자가 아무것도 안 할 때도 장면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종합니다.

Genie 4가 만든 실험실 장면입니다. 오른쪽 위 칸에 Gemini가 단계가 끝났는지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기는 기록이 보여요(Google DeepMind).
Genie 4가 만든 실험실 장면입니다. 오른쪽 위 칸에 Gemini가 단계가 끝났는지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기는 기록이 보여요(Google DeepMind).

로봇 쪽으로도 실험을 했습니다. Gemini 4 Argon이 사용자가 시킨 일을 단계로 나누면, 그 단계가 Genie 4에 글자 설명으로 하나씩 들어가요. 그렇게 Apptronik의 휴머노이드 로봇 Apollo가 체커를 두는 장면을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실제 로봇을 움직이기 전에 상상 속 세상에서 먼저 연습시키겠다는 그림이에요.

코딩 에이전트에서 익숙한 구조이기도 합니다. 일을 계획하는 모델과 손을 움직이는 모델을 나누고, 계획하는 쪽이 결과를 보면서 다음 단계로 넘길지 정하는 방식이죠. Genie 4에서는 손을 움직이는 쪽이 코드 대신 화면을 그린다는 점만 다릅니다.

Genie 3에서 약 1년 3개월 만에 바뀐 것들입니다.

Genie 3와 Genie 4의 공개된 내용을 정리한 표입니다. Genie 4에서 새로 할 수 있게 된 칸을 노란색으로 표시했어요(Google DeepMind 발표 정리).
Genie 3와 Genie 4의 공개된 내용을 정리한 표입니다. Genie 4에서 새로 할 수 있게 된 칸을 노란색으로 표시했어요(Google DeepMind 발표 정리).

Genie 3는 2025년 8월 5일 공개됐습니다. 그때 DeepMind는 720p 해상도, 초당 24프레임으로 몇 분 동안 일관성을 유지한다고 숫자를 밝혔어요. 2026년 1월 29일에는 미국의 Google AI Ultra 구독자(18세 이상)에게 Project Genie라는 체험판을 열었는데, 한 번에 60초까지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Genie 4 발표에는 이런 숫자가 없습니다. 해상도도, 프레임도, 모델 크기도 밝히지 않았어요. 모델 페이지의 한계 항목에 “몇 분 동안 이어지는 상호작용을 지원하며, 긴 세션은 아니다”라고 적은 게 전부입니다. 해커뉴스에서도 매개변수 수조차 공개하지 않은 비공개 모델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댓글에 답글이 이어졌어요.

게임 회사들은 엔진 코드를 쓰기 전 단계에서 시험하고 있습니다.

DeepMind는 창작, 언론, 교육, 게임, 엔지니어링 분야의 신뢰 테스터들과 Genie 4를 먼저 써 봤다고 밝혔습니다. 게임 개발자들은 아이디어를 몇 초 만에 돌아다닐 수 있는 시제품으로 만들어, 엔진 코드를 한 줄 쓰기 전에 화면 스타일, 재질, 조작 방식을 글로 시험하고 있다고 해요. 영화 쪽에서는 촬영 전에 장면 안에 들어가 카메라 각도, 조명, 대사를 바꿔 가며 여러 번 찍어 보는 사전 시각화에 쓰고 있습니다.

먼저 써 본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와튼스쿨의 Ethan Mollick 교수는 “로봇과 말이 사는 신고딕 브루탈리즘 도시”라고 치니 1분 만에 그런 도시가 나왔고, 거기에 용과 친근한 수달 NPC를 실시간으로 더할 수 있었다고 적었어요. 완벽하지는 않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지난주 ‘AI가 게임을 통째로 다시 만드는 시대, 게임 체험판은 사라질까?’에서는 AI가 체험판을 보고 게임을 코드로 다시 만드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Genie 4는 반대쪽 끝에 있어요. 코드는 한 줄도 없이 화면만 만듭니다. 그래서 바로 팔 수 있는 게임이 나오지는 않지만, 기획서 단계의 아이디어를 몇 초 만에 눈으로 보여 줄 수는 있습니다.

돌아서면 사라지는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DeepMind도 한계를 꽤 자세히 적었습니다. 짧은 세션에서는 일관된 환경을 유지하지만, 오래 돌리거나 프롬프트로 여러 번 크게 바꾸거나 장면 안을 많이 돌아다니면 세부 모습과 사물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고 했어요. 복잡한 물리 상호작용, 실시간 소리의 정확도, 읽을 수 있는 글자, 공간의 정확도, 긴 시간의 일관성은 아직 연구 중인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해커뉴스 댓글에서도 같은 지점이 지적됐습니다. 용을 타고 날다가 고개를 돌리니 성의 오른쪽 일부와 투석기가 사라졌다는 댓글, 수박 위에 떨어진 흉상이 물리대로라면 넘어져야 했다는 댓글이 각각 답글을 여럿 받았어요. X에서는 “문을 열고 30초 걸어간 뒤 돌아봤을 때 문이 아직 열려 있으면 세상이고, 닫혀 있으면 아주 잘 만든 영상”이라는 시험법이 좋아요 224개를 받았습니다.

게임 엔진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기본은 바로 이 기억입니다. 상자를 옮겨 두면 다음 날에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여러 사람이 같은 세상을 보면 같은 상자가 보여야 하죠. Genie 계열 월드 모델은 이 상태를 따로 저장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린 화면을 다시 참고해서 다음 장면을 이어 그립니다. DeepMind도 Genie 3 발표 때 1분 전에 지나간 곳을 다시 찾으면 1분 전 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저장과 불러오기, 멀티플레이,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게임 로직은 여전히 엔진이 맡아야 하는 이유예요.

쓸 수 있는 사람도 아직 적습니다. Genie 4는 연구 프리뷰로 신뢰 테스터에게만 열렸고, 다음 차례는 Project Genie의 Google AI Ultra 구독자와 Gemini API, Google AI Studio의 얼리 액세스 파트너입니다. 지금은 대기 명단만 받고 있어요. Genie 3 때처럼 미국에서 먼저 열린다면 국내 사용자가 직접 써 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만든 영상과 소리에는 모두 구글의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 SynthID가 들어갑니다.

엔진은 사라지기보다 둘로 나뉠 것 같습니다.

DeepMind는 다음 방향으로 하이브리드 월드 모델을 꼽았습니다. 코드와 언어 모델이 세상의 구조와 이야기의 흐름을 잡고, Genie가 그 위에서 눈에 보이고 들리는 장면을 픽셀 단위로 그리는 방식이에요. 이번에 Gemini 3.8 Flash를 감독으로 붙인 게 그 첫걸음이라고 했습니다.

이 그림대로라면 게임 엔진이 한 번에 없어지기보다는, 상태와 규칙을 지키는 쪽과 화면을 그리는 쪽으로 나뉠 듯싶습니다. 당장은 기획자와 아트 팀이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도구로 먼저 쓰일 것 같고, 상태를 기억하는 문제가 풀리는 날 게임 개발 순서가 크게 바뀔 것 같습니다.

https://deepmind.google/blog/genie-4-a-new-generation-of-world-simulation/